박정연 대표 “성희롱·괴롭힘 없는 세상 위해…여성천하가 떴다”

“꼼꼼한 여성 노무사들이 일 잘하는 노무법인”

머니S 전민준 기자 2021.04.25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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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군 가산점과 같은 군대문제나 남녀 성별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화두다. 최근에는 모 기업 면접장 성차별 면접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한쪽에서는 공기업 승진심사에 ‘군 경력 제외’를 검토하고, 또 한쪽에서는 ‘여성도 징병해달라’는 청와대 민원이 20만명을 넘어서기도 하고 있다. 이토록 예민한 문제를 노동법 측면에서 다루고 풀어가는 사람이 있어 만나보았다. 바로 노무법인 마로 박정연 대표노무사이다.



세상 바쁜 박정연대표의 하루 그리고 2021년 



박대표는 요즘 바쁘다. 스스로를 ‘여의도 지박령’이라고 부르는 박대표는 아침 8시면 사무실에 출근을 한다. 당일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 7시까지 외부미팅, 강의 등을 소화하고 다시 여의도로 돌아와 운동을 한 후, 밤 10시가 다 되서야 아이들 학원픽업을 위해 여의도 사무실을 나선다.

특히나 올해가 더 바쁜 것은 좀더 심화된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 수료 이후 마무리하지 못한 박사논문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올해로 18년 차 공인노무사인 박 대표는 ‘여성’ ‘노무사’로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고민하며 살아오다 보니, 어느덧 ‘여성 노동법률’ 관련한 일들에 강점을 가지게 되었고(심지어 구성원들도 모두 여성 노무사들이다. 별칭이 ‘노무법인 여인 천하’라고 한다) 올해 들어 그러한 관심과 노력이 결실이라도 보듯이 관련한 일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어나 더 바쁜 것이라고 했다.

먼저 올해는 생산성본부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문화예술 분야 성희롱 예방 교육콘텐츠 10종’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또한, 여성가족부 ‘성별 균형 포용 성장 컨설팅’ 컨설턴트로서 법인 구성원들과 함께 한국조폐공사, 전력거래소 등 공기업 12군데와 구미산단에 있는 민간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한다.

4월 말 상시 근로자 수 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관련한 남녀근로자현황 및 임금 정보 제출 이후 시작되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통합지원’에는 노사발전재단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다. 한편 연장선상에서 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의 ‘기업의 성차별 없는 채용절차 추진정책’ 목적으로 10여 차례 예정된 ‘성별 균형 인사관리 역량 강화 교육’ 7시간 강의도 박 대표가 맡았다. 



성별 균형·괴롭힘 등 조직문화 컨설팅에 강점이 있는 법인의 대표



이러한 여성가족부와의 인연은 7년 전 아이돌보미 4대 보험 업무처리 때로 거슬러 올라가고, 이후 3년째 다문화 방문교사 노무 매뉴얼을 만든 인연으로 올해부터는 여성가족부 다문화 관련한 정식 자문노무사로 위촉되기도 하였다. 나아가 여성가족부 최고위 과정에서 만난 인연들을 사단법인화(WEB, Women Enhancing Basecamp)의 발기인이자 대외협력홍보 이사로 참여해 ‘일하는 여성’들의 연대와 네트워크에도 애쓰고 있다.

다만, 앞서 얘기한 남녀의 문제, 노동법에서의 성평등 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사람은 오히려 역차별을 이야기한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박 대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우상향의 그래프를 보이고는 있으나, 2020년 기준 전체 인구 경제활동 참가율 중 남성 참가율이 72.5%, 여성 참가율이 52.8%에 불과하여 아직도 20%의 참여율의 간극이 존재한다고 하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여성 근로자의 높은 비정규직 비율과 여전히 존재하는 남녀 간 임금차이라고 했다.

'2020년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남녀임금 격차가 32.5%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지면 국민총생산(GDP)이 14.4% 증가한다고 전망한 골드만삭스의 '위미노믹스(Womenomics)는 women과 economics의 합성어로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비율 증가와 경력 단절 방지를 통해 국가의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이론 5.0' 보고서와 같이 남녀성별 균형의 문제를 ‘성과’측면에서 접근하려는 시도는 고무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야기는 최근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한국의 노동법제에 관한 이야기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한 행위자에 관해서도 처벌조항이 만들어졌고, 사건 조사과정에서 비밀유지가 되지 않아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유발한 경우 역시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한다.

이렇듯 괴롭힘, 혹은 성적인 괴롭힘에 해당하는 성희롱 문제는 조직 구성원끼리 조사하고, 괴롭힘 여부 등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주제도 조심스럽고, 실제적인 진행 프로세스가 구축되지 않거나 조사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사 자체를 노무법인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성희롱, 괴롭힘 조사에 강점이 있는 노무법인 마로 구성원들은 주어진 ‘조사자’라는 역할 역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성희롱, 괴롭힘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니겠냐고 박 대표는 말했다.

결국, 성희롱, 괴롭힘을 예방한다는 것은 이러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고, 아직까지 조직문화가 ‘top-down’ 형태로 수직하강형으로 형성되는 게 일반적인 우리나라 기업 현실에서는 최고경영자와 임원진들의 결단과 솔선수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 역시 잊지 않았다.



공공부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위원회 전문 노무사’로 활약



한편, 박 대표는 스스로를 ‘위원회 전문 노무사’라고 부른다. 공공부문에서 8년여 근무한 이력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에서 공인노무사를 위촉하는 인사위원회 외부위원 외에도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심의위원회 위원, 채용 면접 관련한 각종 위원회 위원, 사업실명제 외부위원이라든가 또 노무사로서는 특이하게 외부 감사위원, 청렴시민감사관, 인권 영향평가위원으로도 여러 공공기관에서 위촉장을 받아서 이쯤 되니 위원회 ‘전문’ 노무사라는 말이 무색지 않다고 했다.

올해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관련한 고용노동부 위촉 컨설턴트로 지자체 세 군데의 비정규직 전환 절차를 마무리한다고 한다.



이후 행보와 다짐



마지막으로 이후의 행보와 계획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도 노동법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노사간 분쟁이 생기고, 2021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노동법적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그리고 사업주들에게 쉽고, 실용적인 ‘노동법’ 강의를 통해 ‘오해’에서 비롯된 분쟁과 사건·사고만이라도 최소화해보고자 하는 게 자신의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여성’인 ‘노무사’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일이라 했다.

무조건 여성이기 때문에 우대받고,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Equity(공정성)에 기반한 조직 인사가 자리 잡게 하는 게 고민 끝 다다른 본인의 목표 중 하나라고 한다.

특히 박 대표는 코로나 19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는 ‘ESG’ 관련하여 ‘S(Social)’의 문제가 단순히 기업의 사회봉사와 같은 단편적인 수준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에는 상당한 반론을 제기한다. 일례로 유수 대기업들의 ‘지속경영보고서’에서도 ‘S(Social)’ 관련한 내용은 ‘E’나 ‘G’에 비해 상당히 빈약하게 다루어지고 있다고 하면서, Social 안에 있는 성별 다양성의 문제에 대한 노동법적 관점에서의 균형 있는 혜안을 제시할 수 있는 1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물론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인사담당자들의 관심과 주의 환기를 위해 일단은 기업의 ‘성과’,‘경쟁력’을 높이고 ESG 같은 ‘평가’를 잘 받기 위한 성별 균형도 좋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차이’를 ‘차별’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겨울 눈길에 차 사고가 나서 차를 바꾸고 보니, 4년여 탄 차가 18만km를 탔더라는 개인 신변에 관한 이야기들로 인터뷰는 끝이 났다.

자문 세무사가 노무법인 마로 사업자등록증 업태에 ‘운수업’을 추가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며,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하는 박정연 노무사는 이후로도 새 차와 함께 전국을 누비고 다닐 것 같다.

이렇게 자신이 공인노무사로서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강의하고, 전국을 뛰어다니는 박 대표의 이후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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