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예쁘다고 냥줍? 함부로 하면 안돼요”

유주연 (사)나비야사랑해 대표

머니S 이한듬 기자 2020.07.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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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떠돌다 위험에 처하거나 사람으로부터 학대받고 버려진 고양이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사람이 있다. 유주연 사단법인 ‘나비야사랑해’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유 대표는 서울 용산에 보호소 두 곳을 운영하며 아프고 지친 고양이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 세상 밖으로 다시 발을 내딛도록 돕는다. 설립된 지 벌써 15년째.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고양이 수가 무려 3000여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캣맘’에서 동물구조 활동가로


“처음부터 고양이 보호소를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2004년쯤에 그냥 길고양이 두 마리에게 밥 주는 ‘캣맘’이었죠. 애들이 불쌍해서 밥을 준 게 다예요.”

유 대표는 길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먹이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채 거리를 배회하는 길고양이에 대한 측은지심이 자연스럽게 돌봄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유 대표는 당시 자신의 행동이 ‘무모했다’고 평가했다. 무턱대고 먹이를 주기 시작했는데 예상치도 못한 여러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야행성인 고양이를 위해 자정이 넘는 시간에 먹이를 챙겨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먹이를 먹으러 오는 고양이가 늘어나 공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인근 주민과의 마찰도 문제였다.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주변에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

고양이와 사람의 공생을 고민하던 유 대표의 선택은 고양이의 중성화(TNR)였다. 한정된 지역 내에서 고양이의 개체수를 관리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돌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관리 없이 단순히 밥만 주는 행위는 문제가 있다. 먹이를 먹고 건강해진 고양이가 또 새끼를 낳도록 만들기 때문이다”라며 “개체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많은 고양이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더럽혀 마찰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정된 숫자를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사람들과 공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대표가 참고한 모델은 미국의 ‘앨리캣얼라이즈’다. 앨리캣얼라이즈는 미국수의사협회 및 TNR 단체로 3개월령 이상 고양이의 중성화를 권장한다. 당초 유 대표는 사비를 들여 중성화를 진행했다. 하지만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을 넘는 중성화 비용을 모두 사비로 충당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랐다.

야생고양이, 혹은 유기묘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홀로 돌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보다 체계적인 보호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유 대표는 2006년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오피스텔을 얻어 ‘나비야사랑해’를 설립했고 15년째 고양이 구조와 돌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늘어나는 관심… 운영부담도 커져


유 대표는 최근 인터넷을 비롯한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고양이에 관심을 갖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동물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지만 사각지대에는 버려지는 고양이가 늘고 있어서다.

유 대표는 “미디어에는 주로 고양이의 예쁜 모습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나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며 “10년~15년을 같이 살아야 하는 존재인데 무턱대고 고양이를 들였다가 결국 책임지지 못하고 유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 손을 탄 고양이들은 야생에서 살 수가 없다”며 “그 뒤처리를 사설보호소가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터넷 한켠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길고양이 주워오기, 이른바 ‘냥줍’에 대해서도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유 대표는 “어미가 새끼를 놓고 잠시 먹이 찾으러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함부로 새끼를 데려가면 안 된다”며 “적어도 하루 정도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미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구조요청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보호소 운영자금으로 모든 구조요청을 수락하고 고양이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유 대표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나비야사랑해를 운영하며 갖고 있던 사비를 쏟아 부었다”며 “2014년에 사단법인 인허가를 냈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 기존에 들어오던 100만원 남짓 후원비로 계속 운영해야 한다”고 고백했다. 현재 나비야사랑해 보호소 두 곳에서 돌보는 고양이는 200여마리. 100만원의 후원금만으로는 운영이 부족해 계속해서 사비를 지출하는 실정이다.

전재산을 쏟아가며 고양이를 돌본 유 대표는 지난해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훌륭한 사람만 상을 받는 거라고 생각해 수락 여부를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동물보호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결국 상을 받기로 했다”고 수줍게 웃어 보였다.

유 대표는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더 많이 개선돼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는 “처음 이 활동을 시작할 때에 비해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멀었다”며 “사람들이 고양이는 우리와 공존하면서 사는 존재이자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하는 존재로 인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복이 필요한 고양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운영이 어려운 보호소에도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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