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오페라’에서 ‘경영의 답’을 찾았다

백규선 아르테마니아 대표

머니S 전민준 기자 2020.07.0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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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SK텔레콤에서 인력개발·조직리더십 전문가로 활동하던 백규선씨. 20여 년간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2015년 자신이 꿈꿔왔던 길을 걷기로 한다. 그리고 5년 뒤 그는 오페라 해설가로 자리 잡았다.

현재 그는 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등을 포함해 수십여 곳에서 강연을 펼친다. 취미에서 시작된 발걸음이었지만 이제 클래식 음악은 그의 전부다. 백규선 아르테마니아 대표의 이야기다. 백 대표와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



“제 자신이 하루하루 소모돼서 없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페라 해설가로 전향한 이유에 대해 백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포스코와 SK텔레콤 등 몸담았던 회사에서도 인정받아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클래식 음악은 취미 중 하나였을 뿐이다. 2015년 어느 날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SK텔레콤에선 어려운 경영상황을 근거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회사만 바라보고 달려오던 그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른 시간에 경력을 전환해 남은 시간을 예술에 푹 빠져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오페라를 전문적으로 해설하고 경영과 접목해보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클래식음악회에서 이탈리어나 독일어로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의 경우 관객들을 위해 오페라 스토리와 가사내용, 감상 포인트에 대한 해설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배경지식이 없다면 낯설어 친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휴가 때마다 작곡가의 생가를 찾아다니면서 스스로 현장교육을 했다. 현지에서 경험했던 오페라 감상은 작품해설과 예술을 접목한 리더십 강의에 큰 도움이 된다.

백 대표는 좋아하는 작곡가 푸치니의 고향인 루카에 두 번이나 방문했다. 교회에서 매일 밤 열리는 푸치니 음악회는 아직도 감동이 남아있다고. 루카 인근 푸치니의 별장이 있는 ‘토레 델 라고’(Torre del Lago) 호숫가에 마련된 야외 공연장에서 오페라를 보던 중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몇 차례 공연이 중단됐지만 공연장 로비에서 주연 가수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마지막 노래까지 끝내는 모습은 진정한 감동을 줬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기업 리더를 대상으로 ‘예술과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다. 예술가들의 창조적 활동과 몰입, 그들의 삶에서 발휘했던 불굴의 리더십이 근래의 경영환경과 걸맞아 강연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백 대표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을 때 “항상 대중 속에 있던 내가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해 외로운 시간을 잘 버틸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감정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그는 클래식 음악에 심취해 경영과 예술의 통섭을 연구하고 공연하는 아르테마니아를 설립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아르테마니아’(ArteMania)는 ‘arte(예술)+mania(좋아하는)’의 합성어다. 예술에 대한 그의 사랑과 열정을 알 수 있는 이름이다. 그는 해설이 절묘하게 곁들여진 오페라 갈라 콘서트, 현악 3중주 콘서트, 리더를 위한 오페라 이야기, 예술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세상에 하나씩 꺼내놓았고 그를 찾는 발걸음은 이어졌다. 그가 개설한 SNS(밴드) ‘영혼을 깨우는 아리아’만 봐도 회원수가 1만2000명을 훌쩍 넘었다.



좋은 음악도 배경이 부족하면 무용지물



그는 오페라를 통해 대중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일반인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오페라를 포함해 뮤지컬, 발레, 탱코, 오케스트라 등 클래식 공연에 내용뿐만 아니라 감상 포인트가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해 감동과 깨달음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다. 공연장에 가기 전에 아르테마니아 서비스에 접속해 사전 배경을 습득한다면 공연에서 얻는 감동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게 백 대표의 생각이다.

음악은 아는 만큼 들린다. 공연장에 가는 사람 대다수가 사전지식 없이 가거나 초대권을 받아 의지와 무관하게 가는 사람도 있다. 흥미를 느끼지 못한 사람들은 심지어 아내 혼자 두고 중간에 집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다. 음악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아르테마니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경영과 오페라는 상당히 비슷하다고 백 대표는 말한다. 오페라 가수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창력과 외모, 연기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요즘에는 캐스팅 기준이 워낙 까다로워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무대에 서지 못한다. 관객들은 오페라 가수에게 보기 좋은 외모를 유지하면서 더 크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할 것을 요구한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제품의 원가를 줄이면서 제품의 품질은 높이라고 하고 직원을 줄이면서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 이를 예술에 적용해 창의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예술활동의 생산성을 높이고 예술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펼쳐갈 수 있다는 게 백 대표의 의견이다.

경력 전환 후 그는 1차 목표를 이뤘다. 백 대표는 리더를 위한 오페라이야기, 해설이 있는 오페라명작감상, 아름답고 슬픈 탱고이야기, 예술에서 배우는 리더십 등 다양한 예술이야기를 기업과 대학, 공공단체 직원들을 위해 강연하고 있다.

모든 장비를 구비해 실제 강의 시 오페라를 들어 볼 수 있도록 하고 때로는 오페라 가수와 동행해 실전에서 오페라를 들으면서 강의도 진행한다. 기업의 핵심가치와 연계된 음악회를 기획하기도 하고 기업의 우수사원들을 인솔해 이탈리아 예술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백 대표는 “나는 나 자체도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강의가 아니라 강연예술을 지향한다. 내 강연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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