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자기주도학습 '플래너' 되다

People/ 김성훈 도움팩토리 대표이사

홍승우 기자2017.12.24 07:26
기사공유

“누구나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할 수는 있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은 드물다.”

여느 자기계발서에 쓰였을 법한 문구다. 김성훈 도움팩토리 대표이사는 인터뷰 내내 이 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말은 최근 교육계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 ‘자기주도학습’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말했다.

자기주도학습은 본래 초·중·고 교육 영역에서가 아니라 사회교육이나 성인학습에 활용된 학습형태다. 하지만 표준화된 교육이 주를 이루는 초·중·고 학생들은 수동적인 학습방법에만 익숙하다는 반성이 나오면서 각급 학교에서도 자기주도학습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된 자기주도학습의 가이드라인이 없어 교육현장에서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김 대표의 ‘도움팩토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기주도학습 스타트업이다.

◆공부 싫어 떠난 중국 유학길

김 대표는 “내 인생은 중국 유학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뚜렷한 목표가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솔직히 공부에 의욕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결국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를 결심하고 부모와 상의 끝에 2002년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의 유학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한민국이 ‘한일월드컵의 환희’로 가득 찼을 때 10대의 김 대표는 타국에서 좌절을 맛봤다. 옌볜 옌지에서 공부하던 김 대표는 하숙집 할머니로부터 유학자금이 모두 없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유학원을 거치지 않고 어머니의 지인을 통해 유학을 진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다행히 김 대표가 머물던 하숙집 주인인 교장 출신 조선족 노부부는 유학자금을 찾을 때까지 돌봐주고 책상 등 가구뿐만 아니라 중국어 과외 선생까지 구해줬다. 김 대표는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국제 미아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연변대학교와 북경광파학원에서 1년 2개월에 걸친 유학생활을 하면서 빈민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 봉사에 참여한다. 이때의 봉사활동이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첫 계기라고 했다.

◆법륜스님 충고 따라 교육사업 투신

2003년 전염병 사스가 번지는 바람에 귀국한 김 대표는 교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데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이 ‘교사’였다”며 “사실 교육과 관련된 일이 많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교사가 되기 위해 검정고시를 거쳐 중국어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교사를 준비하던 그가 교육사업으로 진로를 바꾼 것은 2011년 법륜스님이 진행하는 동북아역사대장정에 참가하면서다.

그는 “비용을 지불하고 참가한 행사지만 중국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거의 진행요원처럼 일했다”며 “그것이 인연이 돼 청춘콘서트의 기획 및 운영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가 기획·운영에 참여한 청춘콘서트는 법륜스님의 평화재단이 주관하는 청년 대상의 토크콘서트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노량진에서 임용고시를 준비 중이었다.

그는 “노량진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막막함을 느끼고 있었다”며 “지원하려 했던 중국어 과목 교사 선발인원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불안감이 커졌다”고 했다. 법륜스님에게 교육자의 길을 그만둬야 하는지 물어봤다.

법륜스님은 “가르치는 게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학교를 지어서 가르치면 되지 않겠냐”며 “아프리카 같은 나라에서는 5000만원이면 학교를 짓는다”고 했다. 이어 “교육은 꼭 교사만이 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법륜스님의 말을 듣고 생각을 바꿔 교육사업과 여러 NGO를 알아봤다”며 “하지만 이들 단체는 채용 계획이 없거나 있더라도 서류 심사에서 탈락하는 등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공신닷컴’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됐고 이력서·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손 편지까지 써냈다. 2013년 1월부터 약 7개월 동안 공신닷컴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게 된 김 대표는 SK텔레콤, 국민은행 등 대기업과 여러 지자체의 교육사업을 기획·추진했다. 공신닷컴에서 일하며 ‘도아줌’(Doazoom) 서비스사업을 구상했던 그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움팩토리’ 창업을 준비했다.



◆온라인 공부 계획 멘토링 프로그램 개발

2015년 베타테스트를 거쳐 이듬해 5월 정식 출시한 도움팩토리의 ‘도아줌’은 1:1 온라인 공부계획 멘토링서비스로 현재 약 1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유료회원은 월 평균 150명 정도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초창기 50만원도 안되던 월 매출은 현재 1500만원(2017년 7·8월 월간 BEP달성)을 달성했고 누적매출은 1억1000만원(2017년 11월 기준)에 달한다.

‘도아줌’ 서비스는 학생이 작성한 ‘플래너(공부계획표)’를 촬영해 전송하면 플래너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목별 ▲밸런스 ▲랭킹 ▲공부시간 통계 등을 제시해 균형 잡힌 학업계획을 유도한다.

이를테면 국어·영어·수학 과목의 성적이 고른 학생이 총 3시간의 플래너를 ‘국어 2시간, 영어 40분, 수학 20분’으로 구성해 보내면 피드백을 통해 ‘국어 1시간, 영어 1시간, 수학 1시간’으로 정정해주는 식이다. 또 특정 과목 성적이 부진할 경우 피드백으로 부진한 과목의 비중을 늘려준다.

이러한 피드백은 8700여건의 학습컨설팅 사례와 1만3000여건의 고민상담 사례를 토대로 개발된 시스템에 따라 진행한다. 지난달에는 TIPS(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에 선정돼 서비스 질 고도화 및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앞으로 초·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경찰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제공할 서비스도 이르면 내년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사업 초창기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부모님, 동료, 친구 등 여러 방면으로 도움주신 분들 덕분”이라며 “누구나 열심히, 꾸준히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교육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9호(2017년 12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mrm97@mt.co.kr)>

목록

커버스토리

하이하이 매거진 소개 및 정기구독

청소년
진로 및 취업 전문 매거진
매거진소개(PDF)